참다못한 편지가
소리치기로 작정한 순간
확인했습니다
두 줄짜리 글에는
몇 달치의 말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당분간은 여전히 돌아가지 못할 거라는
그렇고 그런 말들
내가 입기엔 너무 큰 말들
비가 그쳤는데 급하게 우산을 펼치는 말들
힘을 잃은 나는 창밖에 바다가 채갑니다
그러고는 볶습니다
이미 열여섯 번 볶아진 적 있습니다
바다가 뱉어낸 몸은 매일매일 아픕니다
아무도 안쓰러워 안 합니다
아파도 도달해야만 하는 지점을 기억하는데
나는 자꾸만 때를 미루고 있습니다
치과나 병원이면 이렇게 미루지 않았을 겁니다
차오르다 차오르다 뚜껑만 닿으면 되는데
그게 안 됩니다
손수건 한 장이 나를 안쓰러워합니다
손수건 한 장은
아슬아슬하고 별 것 아닙니다
이러다가는 내일도
바다가 나를 채갈 겁니다
자꾸 울면
내 눈에만 보이던 게
내 눈에만 안 보일 겁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무도 안쓰러워하지 않은 이를
손수건 한 장이 안쓰러워한다.
감당하기엔 힘든 슬픔이기에
자꾸 운다. 아파도 해야 할 일이 있고
어떻게든 살아야하는데
차오르는 아픔을 좀처럼 잠재우기 힘들다.
소리치기로 작정한 순간
확인했습니다
두 줄짜리 글에는
몇 달치의 말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당분간은 여전히 돌아가지 못할 거라는
그렇고 그런 말들
내가 입기엔 너무 큰 말들
비가 그쳤는데 급하게 우산을 펼치는 말들
힘을 잃은 나는 창밖에 바다가 채갑니다
그러고는 볶습니다
이미 열여섯 번 볶아진 적 있습니다
바다가 뱉어낸 몸은 매일매일 아픕니다
아무도 안쓰러워 안 합니다
아파도 도달해야만 하는 지점을 기억하는데
나는 자꾸만 때를 미루고 있습니다
치과나 병원이면 이렇게 미루지 않았을 겁니다
차오르다 차오르다 뚜껑만 닿으면 되는데
그게 안 됩니다
손수건 한 장이 나를 안쓰러워합니다
손수건 한 장은
아슬아슬하고 별 것 아닙니다
이러다가는 내일도
바다가 나를 채갈 겁니다
자꾸 울면
내 눈에만 보이던 게
내 눈에만 안 보일 겁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무도 안쓰러워하지 않은 이를
손수건 한 장이 안쓰러워한다.
감당하기엔 힘든 슬픔이기에
자꾸 운다. 아파도 해야 할 일이 있고
어떻게든 살아야하는데
차오르는 아픔을 좀처럼 잠재우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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