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녁 복도를 홀로 걸어가던 어린 날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잠들기 전 올려다본 천장의 어둠 너머에 무언가 중요한 것이 숨어 있기라도 한 것처럼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자신들을 둘러싼 크고 작은 사물과 사건들, 부드럽고 따뜻한 대기 현상을 일으키는 감정들에 대해 말하려 한다
다섯 살 난 조카가 다가와 인생의 비밀을 털어놓을 때는 너무 작아서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만이 전해져 오고, 알겠다며 같이 놀라는 시늉을 해야만 한다
그 모든 것이 세계의 깊숙한 곳과 연결된 것처럼
혹은 전혀 무관할 수 있다는 것처럼
어린 나는 어두운 복도를 지나 무작정 집을 나선다 어디로도 향하지 않았는데 자꾸 어딘가에 당도하는 것이 너무 무섭고 이상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때론 내가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인생이 흘러가기도 한다. 그저 담담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내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들. 어떤 전조도 없이 내게 배달된 운명. 가끔 어떤일은 반품하고싶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자신들을 둘러싼 크고 작은 사물과 사건들, 부드럽고 따뜻한 대기 현상을 일으키는 감정들에 대해 말하려 한다
다섯 살 난 조카가 다가와 인생의 비밀을 털어놓을 때는 너무 작아서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만이 전해져 오고, 알겠다며 같이 놀라는 시늉을 해야만 한다
그 모든 것이 세계의 깊숙한 곳과 연결된 것처럼
혹은 전혀 무관할 수 있다는 것처럼
어린 나는 어두운 복도를 지나 무작정 집을 나선다 어디로도 향하지 않았는데 자꾸 어딘가에 당도하는 것이 너무 무섭고 이상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때론 내가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인생이 흘러가기도 한다. 그저 담담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내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들. 어떤 전조도 없이 내게 배달된 운명. 가끔 어떤일은 반품하고싶다.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주 한 병이 공짜 ㅡ 임희구 (0) | 2020.06.25 |
---|---|
가장 이상한 세 단어 ㅡ비스와바 쉼보르스카 (0) | 2020.06.24 |
유빙 ㅡ신철규 (0) | 2020.05.19 |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ㅡ 정현종 (0) | 2020.05.09 |
빛에게 ㅡ 이성복 (0) | 2020.02.16 |